작은 걸음으로 취직하고 영리하게 이직하라 (5) — 경험

앞에서는 취직과 이직 시 임박하여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위주로 다뤘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갈고닦을 수 있는 부분, 특히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직 시 채용 담당자가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은 경험소통 능력이다. 다른 요소들은 이력서나 인터뷰에서 걸러내기 어렵기도 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내공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의 경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직무 직접 경험
본인이 맡은 포지션의 핵심 업무. 영업, 마케팅, 물류, 재무, 법무, 인사, 총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 공통 업무 경험
팀 또는 회사 전체가 공유하는 부가적 필수 업무. 예산, 구매, 계약, 회의 진행 및 보고 등이 포함된다.

3. 연관 직무 간접 경험
협업 또는 업무 프로세스상 연결된 인접 직무의 경험. 영업으로 입사했다면 마케팅과 고객 지원, 마케팅으로 입사했다면 제품 개발과 예산 수립, Supply Chain이라면 상품 마스터 관리 및 수요·매출 관리 등이다.

자기 일만 잘하면 충분할까?

많은 사람들이 맡은 업무만 잘하면 인정받고 이직 시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생각이다.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것만으로 빠른 승진이나 더 큰 책임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커리어를 시작했다면 방향을 먼저 정해야 한다. 깊고 냉철한 업무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인가, 아니면 폭넓은 경험을 통해 매니지먼트의 길을 걸을 것인가.

스페셜리스트의 길

스페셜리스트를 목표로 한다면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 본인 업무의 완성도와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 예를 들어 디지털 마케팅 데이터 수집과 리포트 작성이 담당 업무라면,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고 리포트를 더 직관적으로 만드는 노력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연관 업무를 이해하는 것. 데이터 수집 시점을 변경하는 것이 정확도에 유리하더라도, 외부 데이터 수집 업체가 이를 지원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연관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것이 본인 업무의 실질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매니저의 길

매니지먼트를 목표로 한다면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본인 업무의 완성, 연관 업무의 이해에 더해 공통 업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매니저를 선발할 때 이미 매니저급 안목과 처리 능력을 갖췄거나 그 가능성을 보여준 사람을 택한다. 매니저의 가능성이란 카리스마나 잡학다식이 아니다. 팀원의 업무를 이해하고 관리하며, 인접 팀과 원활하게 협업하고, 더 나아가 소속 조직의 성과에 기여하는 능력이다.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조직”

군 장교 시절, 장군급 지휘관을 보좌하며 함께 영내를 산책하던 중 이런 말씀을 들었다.

“김 중위, 내가 이 부대에 없으면 어떻게 될 것 같나?”

그리고 이어서 덧붙이셨다.

“부대는 내가 없어도 돌아가. 그게 바로 군대야.”

이 말은 누군가가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다. 조직은 항상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의 일을 대신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뜻이다. 누군가 퇴사하거나, 휴가·휴직·병가 중이거나, 비용 문제로 공석이 생기더라도 조직은 돌아간다.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거나 업무가 늘어날 때, 그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결국 더 큰 기회를 얻는다.

언제 해도, 누가 해도

어렸을 때 한때 잘 나가셨던 외삼촌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언제 해도 해야 된다면 지금 하고, 누가 해도 해야 한다면 내가 하고…”

뒤에 한 가지가 더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아 아쉽다. 참 20세기다운 격언이다. 그러나 아무 상관없는 일에 끼어드는 오지랖이나, 더 중요한 일이 있음에도 급하다는 이유로 지금 일에만 매달리는 미련함이 아니라면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말이다.

지금 더 중요한 일이 없다면 해야 할 일을 지금 하고, 팀 안에서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내가 된다면 — 그 팀은 조직 내 최강의 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 최고의 인재

[직무 전문가로서]

  1. 내게 맡겨진 일을 철저하게 완성한다.
  2. 한 번 완성한 일에서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찾아본다.
  3. 맡겨진 일을 덜 중요한 일을 이유로 미루지 않는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1. 내 업무와 관련된 사람과 대화하고 업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2. 매니저나 주변 사람이 공통 업무에 어려움이 없는지 살핀다.

[커리어를 위해서]

  1. 업무 선배, 상급 직급자들을 찾아가 업무 노하우를 배운다.
  2. 동일 업종, 유사 업무 담당자들과 친목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을 먼저 하라

한 가지 부연하고 싶은 것은 작은 습관의 변화다. 무엇보다 자신의 업무에서 결과를 내고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가장 기본적인 습관 하나가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비롯해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등 수많은 문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가장 쉽지만 강력한 원칙은 단 하나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

매일 하는 업무와 개인적 습관들을 목록으로 만들어보면 어떤 일이 긴급한지, 어떤 행동이 중요한지, 혹은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 얼마나 많은지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긴급한 일을 먼저 한다. 그렇게 급한 일들만 처리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들을 잊게 된다. 커리어를 위해 준비해야 할 외국어, 관련 지식, 커리어에 도움이 될 외부 인사와의 약속 같은 것들이다.

매일의 일들 중에서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의 비중을 줄이고,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았던 일의 비중을 높인다면 — 또 다른 차원의 나로서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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