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의 도래 — 10장 [권위의 상실 7]: 에덴에서 쫓겨난 사람

창조주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았던 아담과 하와는 창조주가 허락한 권위를 잃고, 피조물의 절대적인 순종의 대상에서 내려왔다. 땅에서 태어났지만 땅과는 다른 존재이자 땅을 다스리는 존재라고 여겼던 사람은, 이제 땅을 갈며 땅과 같은 위치에서 자신도 일해야 했다.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창세기 3:17, 개역개정)

땅도 자신의 존재 목적, 즉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힘껏 아름답고 먹음직스러운 소산을 즐겁게 내어드리는 것이 그 존재 이유였지만, 이제 그 소산 이전에 가시와 엉겅퀴도 내어야 했다. 이것이 땅이 받은 저주였다.

가인과 아벨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는 아담의 역할을 이어 땅을 일구어낼 아들을 원했던 것 같다. 그 아들을 낳고 하와는 이렇게 고백했다. “주의 도우심으로 내가 남자 아이를 얻었다.” 이렇게 태어난 첫째 가인에게는 아담의 역할, 즉 농사를 맡겼다. 두 번째 태어난 아벨에게는 이름의 의미도 특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양을 기르게 했다.

지금도 아버지의 가업을 장자에게 맡기는 것처럼, 첫째 가인에게는 기대만큼 큰 일을, 둘째에게는 남는 일을 맡기지 않았을까. 육식은 홍수 이후에야 허락되었으므로, 양을 치는 목적은 아마도 가죽옷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집안의 장자였고 아버지의 가업을 잇고 있었던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신 하나님이, 이름의 이유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아벨의 제사는 받으셨다. 가인에게 이런 모욕과 거절감은 처음이었으리라.

마치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 하나님의 광채가 벗겨졌을 때 느꼈던 부끄러움과 두려움처럼. 모든 기대와 책임과 우러름을 받던 장자 가인도 그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피조물 누군가가 자신의 무가치함을 발견할까 두려워했을 아담의 마음이 가인에게도 전이된 것일까. 아벨만 없어진다면 자신의 부끄러움이 사라질 것이라고 가인은 생각했을까.

훗날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채색옷을 입고 형제들의 실수를 드러내 부끄럽게 했던 요셉을 형제들이 죽이려 했던 것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복의 통로에서 저주의 통로로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아담은, 그가 받은 복을 전하는 통로가 아니라 저주의 통로가 되었다. 수고와 땀이라는 조건이 맞을 때에만 땅에서 소산을 얻었다.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땅이 요구한 땀이 아닌 피를 흘린 가인은 아예 땅으로부터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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