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의 도래 — 7장 [권위의 상실 4]: 남자의 직무유기
태초의 사람 중에 가장 먼저 지어진 사람, 에덴 동산을 돌보았던 청지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지 말라는 명령을 직접 들은 유일한 사람, 모든 피조물들을 다스리도록 위임받은 사람, 땅과 하늘의 모든 동물의 이름을 지어준 존재, 최초의 외과 수술 환자, 갈빗대 하나가 사라진 채 살았던 사람. 우리는 여러 가지로 아담을 묘사할 수 있다.
선악과의 스토리만 보면 뱀이 여자를 유혹하고 여자가 남자에게 건넨 것으로 나와 여자의 책임이 강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선악과 이야기의 시작을 아담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창조의 순서가 말해주는 것
창세기 2장은 사람의 창조 과정을 이렇게 순서대로 알려준다.
- 땅의 흙으로 사람(남자)을 지으시고 생기를 불어 넣으심
- 에덴 동산을 만드시고 사람(남자)을 거기에 두시고 동산을 돌보게 하심
- 동산 모든 열매를 자유롭게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으면 죽게 되므로 먹지 말라고 명령하심
- 하나님이 돕는 배필(여자)을 지으시기로 결심하심
- 하늘과 땅의 동물을 아담에게로 이끌어오심
- 하나님이 이끌어오신 동물들에게 아담이 이름을 붙임
- 하나님이 돕는 배필(여자)을 지으시고 아담에게로 이끌어오심
- 하나님이 이끌어오신 사람(여자)에게 아담이 “여자”라고 이름을 붙임
순서를 보면 분명하다.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여자가 창조되기 전, 아담에게만 주어졌다. 그런데 훗날 뱀의 유혹에 넘어간 여자는 하나님의 명령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채 대답한다.
하나님의 명령: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창세기 2:17, 개역개정)
여자의 기억: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창세기 3:3, 개역개정)
“반드시 죽으리라”가 “죽을까 하노라”로 바뀌어 있다. 명령의 무게가 달라진 것이다.
아담의 직무유기
원인은 둘 중 하나다. 아담의 불분명한 전달, 혹은 여자의 망각. 성경은 이 원인을 직접 기술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 사건을 다루시는 순서와 분량을 보면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엿볼 수 있다.
하나님은 아담을 가장 먼저 찾으셨다. 뱀도, 하와도 아닌 아담을 먼저. 하나님이 직접 명령하신 당사자는 아담이었고, 그 명령을 자신의 에제르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아담의 책임이었다. 그것을 다하지 않은 것, 그것이 아담의 직무유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