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의 도래 — 5장 [권위의 상실 2]: 임신과 출산의 고통
권위의 광채가 사라진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4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벌거벗음이 드러나 스스로의 모습을 부끄러워하게 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 변화는 여자와 남자에게 각각 다른 방식으로 찾아왔다. 먼저 여자에게는 이런 말씀이 주어졌다.
“내가 너에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할 것이니, 너는 고통을 겪으며 자식을 낳을 것이다.” (창세기 3:16, 표준새번역)
원래는 축복이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 지음 받은 사람에게, 하나님을 닮은 후손을 낳는 과정은 본래 축복이고 기쁨이었을 것이다. 창조주가 새로운 생명을 만드시는 것처럼, 사람도 새로운 생명을 품고 낳는 그 과정에 하나님의 창조적 기쁨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권위의 광채를 잃어버린 사람에게, 하나님은 그 임신과 출산에 “고통을 크게 더하셨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선악과를 먹음으로 나타난 이 변화는 이브의 첫 출산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다. 다시 말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물론이고, 최초의 여자였던 이브 자신조차도 “고통이 더해지기 전”의 임신과 출산이 어떠했는지 경험한 적이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출산의 고통이 원래 하나님의 의도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고통이 더해졌다는 것의 의미
임신 중 겪게 되는 어려움은 임신 기간의 길이, 태반의 신체 압박, 체중 증가 등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다. 흥미롭게도 인간은 체중 대비 임신 기간이 다른 포유류에 비해 상당히 긴 편에 속하며, 산모의 체중 증가율도 높은 편이다. 물론 이것이 타락의 결과인지 원래부터 그러했는지를 데이터만으로 증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고통을 크게 더하셨다”는 말씀은, 이전과 이후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전제한다.
출산의 고통이라는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통증 연구에 따르면 통증은 외부 자극의 세기뿐 아니라, 통증에 대한 사전 예상과 기대치가 함께 작용하여 느껴진다. 세대와 세대를 지나면서 전해진 출산의 고통에 대한 경험과 기억은, 그 고통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었을 수 있다.
형상을 이어가는 과정이 수고로워지다
결국 이 장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가 그 형상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과정, 즉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창조의 명령을 수행하는 그 과정 자체가 수고롭고 고통스러운 일이 되었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가는 것은 단지 권위의 문제가 아니었다. 형상을 이어가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기쁨이었던 것이 고통이 되었고, 당연했던 것이 수고로운 것이 되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후손을 낳으면서도, 그 과정에서 이미 그 형상이 온전하지 않음을 몸으로 겪게 되었다.